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6).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여긴 또 어디인가. 나에게 파스타란 물건은 지난 몇년간, 피자배달시킬때 얼마 더 추가하면 은박에 덮혀져서 나오는 시큼한 밀가루면을 호로록 먹는 그런 음식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세 명의 여대생들과 그 파스타란걸 먹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여긴 또 어디인가. "장대리 너는 근처공장 번개통신 때려서 지게차 빌려줄 수 있는데서 한대 더 빌려와. 어떡게 몰긴. 내가 가서 끌고 와야지. 최대리 니는 가서 5톤 끌고 바로 다 때려박고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해. 차키를 내가 들고 다니냐 공장장님!!!!! 나머지 분들은 재고 체크하고 지게차들한테 바로바로 여깄다고 알려줘. 지게차들은 지금부터 그대로 싣고 5톤에 때려넣고. 나도 할건데 지게차들은 빠레트 고만 해먹고 신중하고 빠르게 옮겨. 꿀밤때릴거여. 떼찌떼찌하고. 5톤 3대. 지게차 3대로 오늘 싹 들고 날려야되니까. 장난 똥때릴 생각말고." 공장장님이 햐...김과장은 현장에 있어야돼. 사무실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라고 감탄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다른 팀이 싼 똥 치우러 우리는 경기도 공장으로 다들 날라와 있었다. (그리고 그 팀은 불금이라고 정시에 퇴근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 상무님께 불려가 개박살이 났지.) 그렇게 오랫만에 지게차 좀 몰고 빠레트 들고 치우고, 업체랑 통화하며 싸우고 난리를 치다가... "헉!!!! 야!!!! 나 약속있어!!!! 뒷정리 좀 하고가!!!!" 라며, 화장실 가서 손 한 번 못씻고, 그대로 다시 서울로 달려왔다. "아!!! 형님!!!" "얌마. 전화벨 세번 울리기 전에 받으랬지???" "ㅋㅋㅋㅋㅋ 어쩐 일이세요? 술먹게요?" "뭔 내가 너한테 전화할 이유가 그거 밖에 없을까." "...없잖아요," "그러게. 야. 요즘 대학생들 데려가면 좋아할만한 식당. 얼른....